Wednesday, April 6, 2022

승리제단 [입문수기] 첫회, 세상에서 방황할 때 ...

승리제단



<입문수기> 첫회, 세상에서 방황할 때 ... -


첫회, 세상에서 방황할 때…


나는 대학시절 인도 출신의 명상가 라즈니쉬에 푹 빠져 있었다. 읽어야 할 법률서적보다는 그의 책이 훨씬 달콤했고 내속에 존재하던 구도(求道)의 씨앗을 꿈틀거리게 했다. 난 그가 쓴 책은 거의 다 읽을 정도로 그에게 압도되었다. 그는 책을 1만권을 읽었다고 하는데 그의 박학다식함과 인생을 통달한 자로서의 가르침은 나를 인도로 이끌 정도로 강력했지만 그럴만한 여건은 성숙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에도 라즈니쉬를 능가하는 붓다(깨달은 사람)가 있다는 얘기를 친구들로부터 들었다. 그분에게 한번 가보자는 친구들을 따라 서울 보문동에 있다는 그분의 센터로 찾아 갔다. 그곳에 가니 소공자(본명 한기석)라는 분은 안 계시고 그분의 제자라는 분들이 있었다. 그날은 일요일이었는데 십 여 명의 사람들이 그분을 만나러 이곳에 와 있었다.

소공자는 당시 <전등록> 강의록을 모아 <더 나아갈 수 없는 길>이라는 책을 출판하였기 때문에 깨달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그 책을 읽어본 후 그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 (참고) 전등록; 중국 송나라의 도언(道彦)이 1004년에 엮은 불교 서적. 석가모니 이래 여러 조사(祖師)들의 법맥(法脈)과 법어(法語)들을 모아서 엮은 것으로, 모두 30권으로 되어 있다(DAUM 어학사전).

빙 둘러 앉아 있는 사람들 가운데 제자라는 어떤 분이 찾아온 구도자들에게 질문을 했다. “제가 지금 볼펜 한 자루를 들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 볼펜이 보이죠. 그렇다면 여러분의 어떤 것이 이 볼펜을 보고 있는 것입니까?” 어떤 분이 “눈이 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만일 당신의 눈을 뽑아서 볼펜 앞에 놓으면 볼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없습니다”라고 답하자 “그러면 어떤 것이 보는 것입니까?”라고 재차 묻는다.

그러자 머리가 본다, 마음이 본다, 몸이 본다 등등의 답이 나왔다. 제자는 정답이 아니라면서 만일 이에 대한 답을 즉각 안다면 그 사람은 깨달은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그날 나는 기숙사로 돌아와서 그에 대한 답을 밤새 생각해보았다.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도무지 그 답을 알 수가 없었다. 그 질문을 받고부터는 공부가 도무지 안 되었다.


인생은 '고통의 바다'라고 한다

그러지 않아도 법률공부에 싫증이 조금 나있었는데 그래서 그런 것인지 뭔가 끌리는 것이 있어서 다음 주에도 그곳을 찾아가게 되었다. 몇 번을 찾아가서는 그곳에 있는 분들과 여러 대화를 나누었고, 소공자라는 분을 만나서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가 되었다. 소공자 선생과 그 제자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주시(注視)’하라’고 가르쳤다. 주시하라는 것은 그냥 그대로 모든 것을 보라는 것이다.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것, 예컨대 생각, 느낌, 감각 등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라는 것이었다. 그 지켜보는 것이 되면 깨달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을 지켜보려고 해보았다. 나의 모든 것을 주시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지켜보고, 커피를 마시면서도 지켜보고, 공부하면서도 지켜보고, 숨을 쉬는 그러한 상태를 주시해보고, 잠에 드는 순간까지도 주시해 보려고 노력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주시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다른 친구들은 주시가 된다고 하면서 소공자 선생으로부터 깨달았다는 인가(認可)를 받았는데 난 도무지 바라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해 겨울 소공자 선생의 집을 제자들이 방문하였다. 소 선생은 감기에 걸려 있었다. 연신 훌쩍거리면서 코를 풀었다. 코를 푼 화장지가 방안에 널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제자 한 사람이 6신통을 했다고 하면서 감기가 걸리다니 이상하다고 하였다. - 6신통이란 타심통(他心通;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경지), 천안통(天眼通; 일반인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 천이통(天耳通; 어떤 것도 다 들을 수 있는 능력), 숙명통(宿命通;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능력), 신족통(神足通; 분신의 능력), 누진통(漏盡通; 모든 번뇌와 습의 속박을 벗어난 경지)을 말한다 -

그 후로 그 제자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몇 개월이 지난 다음에 나도 그곳을 떠났다. 벌써 대학 졸업할 때가 다 되었다. 친구들 중 몇몇은 재학 중 사법고시에 합격하였고, 아무리 안 되어도 최소한 1차 시험에는 합격했는데 나는 4학년이 되도록 1차 시험에도 못 붙었다. 당시 내가 다니던 대학에서는 고시반을 육성하기 위해서 1차 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은 행정대학원에 공짜로 다니게 해주었다.

가끔 집에 들려보면 집안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다행히 학점은 좋았기 때문에 학교 추천으로 국민은행에 입사추천서를 가지고 갔지만 면접에서 미역국을 먹었다. 부행장 면접에서 입사 후 기회가 되면 고시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한 것이 실수였다.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아서 그렇게 말했는데 그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던 것이다. 그래서 농협에 입사 시험을 치렀는데 여기도 떨어졌다.

아니 여기는 붙을 줄 알았는데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도 닦는 데에만 신경 쓰다가 그렇게 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와중에 법과대학원에 붙게 되면 등록금은 전액 면제로 들어갈 수 있다는 소식이 있었다. 대학입학 시에 장학생으로 들어온 경우에 학점이 좋을 경우 해당된다는 정보가 있었다. 그래서 국제법 전공으로 법과대학원 시험을 보았는데 합격이 되었다.

합격 통지를 받은 날 국민은행 계열사의 높은 분한테서 여기서 일해 보지 않겠나 하고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가 대학원에 붙었으니 대학원을 가라고 하셔서 그렇게 하였다. 대학원에서 얼떨결에 교수 연구실에서 조교로 일하게 되었다. 말이 조교지 조교는 교수 따까리(당번병을 뜻하는 속어)였다.

교수 가방이나 들어주고, 교수 스트레스를 받아주는 역할이었다. 그나마 교수에게 잘 보여야 학점도 잘 받게 되고, 대학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으므로 울며 겨자먹기로 그렇게 생활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도교수가 술자리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이 변리사인데 시간이 없으니 논문 쓰는 것을 도와주라고 하였다. 그 변리사는 나에게 2백만원을 가지고 와서는 도와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난 지도교수의 뜻이니 그 돈을 받고 논문 자료를 찾으러 다녔다. 근데 그게 화근이었다. 그게 너에게 준 돈이냐, 도둑놈의 새끼라면서 지도교수가 길길이 날 뛰는 것이었다. 난 이해할 수 없었다. 자기가 그렇게 하라고 해놓고는 이제 와서는 도둑놈으로 몰고 가니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고 쩔쩔 맸다.

일이 이렇게 되니 교수연구실에 매일 출근하여 조교를 할 수가 없었다. 그 교수를 보는 게 두려웠다. 그때가 대학원 3학기를 마치고 방학 중이었는데 그 이후로 대학원을 그만 두게 되었다.*(계속)

김종만 승사
===

No comments:

Post a Comment

Eric Schwimmer - a biographic article

Google Gemini === You said Enquiery on Eric Schwimmer - My anthrologist brother in law. a secular Jew, originally from Holland before the WW...